21대 총선의 득표율 분석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이번 재·보궐선거가 총선 후 불과 1년 만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인구 변화 등 정치적 지형이 그대로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변수로 작용한 선거이기도 하다.
주목할 것은 서울에서 국민의당이 기록한 득표율이다. 서울의 국민의당 득표율은 8.26%였다. 이는 전국 득표율(6.79%)보다 1.47%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역구는 민주당 의원에 투표하면서, 비례 투표는 국민의당에 던진 서울 시민도 상당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만큼 서울에서 ‘여당도, 야당도 싫은’ 중도층이 두텁다는 뜻이다.
휴일인 총선과 달리 재·보궐선거는 평일이다. 자연스럽게 투표율이 지난 총선보다는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의 사전투표율은 21.99%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27.29%) 때보다는 5.3%포인트 낮았다. 결국 여당은 샤이 진보를, 야당은 앵그리 중도를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 후보는 동시에 정의당 지지층을 공략하는 등 진보표를 ‘영끌’하는 전략도 펼쳤다. 정의당은 21대 총선 비례 투표에서 9.73%의 득표율을 올리는 등 지지층이 탄탄하다. 박 후보는 앞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도와달라”라고 ‘SOS’를 쳤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다만 박 후보의 막판 진보표 영끌 전략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정의당은 “염치가 있어야 한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정의당과 결을 같이하는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극진보계열 정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냈다.
여야가 예상하는 판세는 극과 극이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3%포인트 내외의 박빙 승부를 꽤 오래전부터 예측했다”며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차이가 있을 때 5~7%포인트를 얘기했는데 역시 경륜이 있는 분이라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며 “말하지 않던 우리 지지자들이 말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해 “현장 민심은 경제 파탄, 부동산 파탄, 위선, 내로남불로 국민 전체가 봉기 수준”이라며 “최소한 15%포인트 이상 이길 거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관련뉴스